부산서 또 택배 기사 극단적 선택. 택배 과로사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택배 노동자의 과로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이번엔 생활고에 몰린 택배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1번째 발생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고인데요.

연이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는 3만불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이 함께 아파하고 개선해야할 어두운 오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본격화한 지난 2월 이후 월별 택배물동량은 작년 동월 대비 적게는 3000만개, 많게는 약 8000만개 가까이 늘어났는데요. 이런 물동량 증가는 재해자 증가로 이어져서, 작년 12개월의 택배노동자 재해자 수가 180명인데 반해 2020년 1~6월 재해자 수만 129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5년간 택배노동자 24명이 산업재해로 숨졌고, 이중 10명이 올해에 사망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택배 물량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한 노동의 강도와 시간이 늘어났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택배 노동자들의 사망에는 이른바 '공짜 노동'이라 불리는 '분류 작업'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택배 분류작업이란 택배기사가 물류창고에서 자신의 물량을 골라내는 업무를 말합니다.

택배기사들은 분류작업이 끝나야 본업인 '배달'에 나설 수 있습니다. 분류작업은 노동 강도가 높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지만, 회사 측은 배송 수수료에 분류 작업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며 인력 투입이나 수당 적용 등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가령 명백하게 과로사가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사망을 방치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도 볼 수 있구요.

또한 현재 산재보험법은 특수고용노동자가 원하면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적용제외 신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을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택배 계약을 할 때 아예 계약서에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도 같이 첨부한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률이 이제 겨우 10%를 넘었습니다. 그 이유는 특수고용자의 경우 산재보험료를 사용자가 반, 노동자가 반을 부담하기 때문에 비용절감차원 때문이 가장 큽니다.

추후라도 정부의 전면 특별감독 실시, 원청에 안전보건상 책임 묻기, 시급한 법률 보완(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안 제정 및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적용 입법화) 등이 이루어져서 택배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보호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